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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바꾼 싸이클럽 코인 리브랜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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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된 'MCI코인'이 '싸이클럽'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암호화폐 업계에서 리브랜딩 주의보가 발령됐다.

리브랜딩은 코인의 명칭과 로고가 변경되는 것을 말한다. 때로는 백서까지 고쳐 사업 방향 등을 변경하기도 한다.

싸이클럽을 운영하는 MCI재단의 싸이월드 백서에 따르면 이 코인은 싸이월드를 연계한 음성·텍스트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제공할 예정이다.

싸이클럽은 현재 시범 오픈한 상태이며 내년 1월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인데, 아직 서비스를 출시하지도 않은 채 코인만 우선 만들어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싸이월드제트가 대형 거래소에 코인을 새로 상장하는 것이 어려우니 기존 코인을 이름만 바꾸는 리브랜딩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싸이월드제트는 크리에이터 육성기업 MCI재단과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올 4월 체결한 바 있다.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지난 1년 동안 10여 개가 넘는 코인이 로고와 명칭을 바꾸거나 백서를 수정하는 등 리브랜딩했다.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를 포함하면 이런 리브랜딩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권한이나 경영 방침 등은 전적으로 발행 재단 측에 있다"며 "리브랜딩 관련하여 기존 투자자에게 설명 없이 재단측에서 맘대로 조종이 가능하며 시세 조작의 재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토종 SNS’ 싸이월드가 해외발 해킹 공격에 따른 보안 시스템 강화를 이유로 서비스 재개를 8월로 미뤘다.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토종 SNS’ 싸이월드가 해외발 해킹 공격에 따른 보안 시스템 강화를 이유로 서비스 재개를 8월로 미뤘다.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7월4일부터 이틀 동안 해외에서 수십차례의 해킹 시도가 있었습니다". ‘토종 SNS’ 싸이월드가 해외발 해킹 공격에 따른 보안 시스템 강화를 이유로 서비스 재개를 미뤘다. 당초 3월로 예정됐던 론칭 일정을 두차례 연기한 이력이 있는 만큼 싸이월드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들끓는 상황. 싸이월드는 추억에 대한 열망이 만들어낸 신기루에 그칠까, 아니면 새로운 경쟁력으로 제 자리를 꿰찰까. 서비스의 실체를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싸이월드 그게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2000년대 초반은 그야말로 ‘싸이월드 천하’였다.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각축전이 한창인 오늘날과 달리 이 시기 싸이월드는 한국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 사실상 최초의 SNS였다. 싸이월드는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 인수되면서 더욱 승승장구했다. SK컴즈의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메신저 ‘네이트온’과의 연동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하면서다.

당시 영향력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싸이월드의 최전성기 가입자는 전국민의 절반 이상인 3000만명에 달했고 월 평균 이용자 수(MAU)는 2000만명을 기록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MAU가 1800만명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이에 더해 싸이월드는 ‘도토리’ 판매로만 1년에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도토리는 미니홈피를 꾸미기 위한 아이템을 구입하는 데 쓰이는 싸이월드의 가상화폐다.

싸이월드가 가진 문화적 가치 또한 매우 크다. 파도타기를 통해 타인의 근황을 엿보는가 하면 투데이(일 방문자 수)를 올리기 위해 이른바 ‘투데이 매크로(자동으로 작동하는 프로그램)’를 돌렸다. 특히 “난 ㄱㅏ끔 눈물을 흘린ㄷㅏ” “음악만이 유일한 마약” 등 허세로 점철된 '감성' 글을 올렸던 감추고 싶은 과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그 시대에 청춘을 보냈던 이들을 대변한다.

오늘날 ‘베스트 댓글’(베댓) 문화도 사실상 싸이월드에서 생겼다. 네이트의 커뮤니티 메뉴인 ‘네이트판’에서 베스트 댓글(베댓)로 선정되면 아이디와 연동된 미니홈피의 투데이도 덩달아 급증했다. 이 탓에 “제가 베댓이 된다면…” 공약 댓글을 달기도 했다. 2009년 “베댓 오르면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 한복판에서 삼겹살을 굽겠다”고 공약한 김성근씨가 실제 명동에서 이를 실행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자 전국민이 공유하는 추억이 됐다.
ㄱr끔은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내가 별로ㄷㅏ… 쇠퇴하는 싸이월드
2000년대 초반은 그야말로 ‘싸이월드 천하’였다. 사진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2000년대 초반은 그야말로 ‘싸이월드 천하’였다. 사진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싸이월드도 영원히 왕좌에 앉아 있을 순 없었다. 2000년대 중반 SK컴즈가 일본과 중국 등에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을 계기로 싸이월드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결정적으로 2009년 스마트폰 등장으로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해외 SNS에 자리를 내줬다.

잠잠했던 싸이월드는 2020년 안타까운 보도로 대중을 마주했다. SK컴즈로부터 분사한 이후 경영난에 시달려오다 지난해 5월26일 국세청에 폐업 신고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당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로부터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전 대표가 직원 임금과 퇴직금 10억여원을 체불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이 밝혀지자 서비스 재개 여부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메타버스에 내 모든 몸과 영혼을 맡겼다” 미니미, 이젠 사고판다고?
싸이월드Z는 지난 2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XR(확장현실) 기업 ‘에프엑스기어’와 함께 제작하고 있는 3D 미니룸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싸이월드Z는 지난 2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XR(확장현실) 기업 ‘에프엑스기어’와 함께 제작하고 있는 3D 미니룸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이렇듯 코마 상태에 빠진 싸이월드가 지난 2월 돌연 재오픈 소식을 전했다.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법인 ‘싸이월드Z’가 전 대표의 체납문제를 해결하는 조건 등으로 싸이월드의 개인정보 및 서비스를 인수하면서다.

무엇보다 이전과 달리 구체적인 서비스 관련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용자의 기대감을 높였다. 싸이월드Z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크게 두단계로 서비스를 재출시할 예정이다. 1단계는 모바일, 2단계는 메타버스 서비스다.

먼저 모바일 버전에선 ‘미니룸’(싸이월드 속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존재하는 공간)이나 파도타기 등 핵심 기능들이 ‘2021년’에 맞게 구현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미니룸이다. 모바일 버전에선 기존 2D 미니룸과 3D 미니룸을 함께 선보일 전망이다. 싸이월드Z는 지난 2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XR(확장현실) 기업 ‘에프엑스기어’와 함께 제작하고 있는 3D 미니룸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모바일 버전에서 익숙한 기능으로 기존 이용자의 향수를 자극했다면 ‘메타버스 싸이월드’는 AR(증강현실)·VR(가상현실)·블록체인 등 각종 신기술을 접목해 MZ세대를 겨냥한다.

싸이월드Z 관계자는 “과거엔 싸이월드가 만든 아이템을 이용자에 일방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이었다”라며 “메타버스 싸이월드에선 이용자들이 직접 미니미(싸이월드에서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와 미니룸 등 콘텐츠들 만들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판매 수익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비스의 기초가 되는 복구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사진 170억장과 동영상 1억5000개에 대한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스토리지 서버에 저장된 미니룸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해상도 차이로 화질이 깨진다”며 “일일이 렌더링 기술로 복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이상은 naver” 미뤄지는 재오픈 시점, 커지는 의혹들
싸이월드를 둘러싼 의혹들. /그래픽=김민준 기자
싸이월드를 둘러싼 의혹들. /그래픽=김민준 기자
문제는 계속되는 서비스 재개 시점 번복이 싸이월드Z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거듭된 연기의 원인이 운영자금 부족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기업 중 하나인 캡슐 내시경 업체 ‘인트로메딕’이 5년 동안 영업손실을 기록한 사실이 근거를 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트로메딕은 2016년부터 5년 동안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1분기 기준 매출액은 18억원, 영업손실은 13억원이다. 통상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상장 폐지 심사 대상이 되지만 인트로메딕의 경우 기술특례기업이라 이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싸이월드Z 관계자는 “인트로메딕은 기술특례기업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춰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상장된 기업”이라며 “6월 말 기준 현금 120억원을 보유하는 등 주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전문가들 역시 인트로메딕의 재무상태에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만으로 열악한 재무 상황이라 보긴 어렵다”며 “적자 폭이 갑자기 커진다든가 총자산에서 부채 비율이 200%를 넘는 것이 아니라면 외견상으로는 당장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트로메딕의 지난 1분기 기준 총자산은 323억원, 부채는 90억으로 부채 비율은 약 27.9%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도 “기본적으로 자본이 많은 회사”라며 “일반적으로 부채 비율이 자본금의 3분의1 정도라면 건실하다고 볼 수 있다. 추후 이익을 낼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Z는 서비스 출시까지 40억원 정도를 더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달까진 ▲모바일 버전 개발 ▲서버 교체 ▲SK텔레콤 IDC 사용 ▲보안장비 증설 등에 총 70억원을 사용했다.

관계자는 “주주사의 현금투자 여력이 상당하다”며 “지금까지 모든 비용은 주주가 자본금으로 넣은 자금과 고배수의 CB와 RCPS로 투자한 자금으로 충당했다. 등기부등본에 나오는 주주의 투자금만 50억원 이상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싸이월드만이 유일한 마약”
‘토종 SNS’ 싸이월드가 해외발 해킹 공격에 따른 보안 시스템 강화를 이유로 서비스 재개를 8월로 미뤘다.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토종 SNS’ 싸이월드가 해외발 해킹 공격에 따른 보안 시스템 강화를 이유로 서비스 재개를 8월로 미뤘다. /사진제공=싸이월드제트
그럼 싸이월드가 페이스북 등 이미 거대IT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SNS 시장에서 재기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싸이월드가 지금까지의 SNS와 분명한 차별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가 과거 망했을지라도 싸이월드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플러스인 상황”이라며 “검증된 성공모델을 따라 포지셔닝하거나 메타버스 등 지금의 SNS와는 다른 강점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MZ세대는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세대이니만큼 내가 그 공간 속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기술을 통해 만들어줄 수 있다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싸이월드Z 역시 차별화된 생존 전략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하면서도 ‘폐쇄형’이라는 싸이월드만의 장점을 안고 간다는 계획이다.

싸이월드Z 관계자는 “싸이월드와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의 가장 큰 차이점은 폐쇄형이냐 개방형이냐다. ‘자랑’과 ‘과시’가 가득한 개방형 SNS에 피로도를 느끼시는 분들이 싸이월드를 많이 그리워하는 상황”이라며 “나만의 공간인 미니홈피에서 다이어리를 쓰고 미니룸을 꾸미고 사진을 올리던 싸이월드만의 감성을 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싸이월드를 기다리시는 많은 분들의 응원을 읽으며 힘을 얻는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친 국민 여러분께 아련한 추억과 함께 아름다운 싸이월드를 열어드리고자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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